일본에서는 2012년 제2차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급격히 우경화로 치닫고있다. 특히 2013년 <특정비밀보호법>이 제정된 것을 시작으로 한 각종 안보관련법 제정과 헌법 9조의 개정을 시도함으로써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바뀌고 있다.역사 수정주의에 입각한 기조로 입헌 민주주의의 근간이 뒤흔들리고있으며,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감추어져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 두 정부 간의 갈등은 여전하다. 일본군 ‘성노예(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노동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도 중요한 갈등 맥락의 하나다. 문제의 밑바탕에는 전후 천황제의 문제가 있다. 일본에서는 천황제를 묻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으며 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역사 책임이 불문에 부쳐졌다.올해 봄 ‘헤이세이(平成)’ 30년이 지나고 생전 퇴위에 의한 천황이 교체됐다. 올해 가을에는 황실의 종교행사에 지나지 않은 ‘대상제’‘(大嘗祭’, 천황의 신격화)가 국가행사로 예정되어 있다. 이는 헌법의 정교분리원칙을 파괴하여 신앙의 자유를 위협할 소지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익적인 사상이 신도의 종교적인 색채와 결합하면서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일본평화신군(日本平和神軍)이라는 단체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평화신군은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차별 발언 등으로 1990년대부터 알려진 존재다. 나카스기 히로시(中杉弘)씨가 총독이다. 종교법인의 인가는 받지 못했지만, 임의단체의 신흥종교로 현재 쇼 우리카이(正理会)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나카스기씨는 자신의 블로그(https://ameblo.jp/nakasugi-hiroshi/)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평화신군은 싸우는 군대가 아니라 정신의 군대입니다. 슬로건을 영어로 표현하자면 ‘Spirit only’입니다. 정신적인 군대이며, ‘Nonviolent(비폭력)’입니다.‘Regal only(합법적으로)’이며 불법적인 활동은 하지 않습니다. 이 세 가지를 중요시하며 많은 사람이 모여 강습회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해산하고 쇼우리카이로 활동합니다.”일본평화신군은 나카스기 총독을 필두로 신자 모두에게 군복을 입히고, 군대식 계급을 붙이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익적 색깔을 지니고 있다. 나카스기씨는 이전에 창가학회 신자로 활동했지만, 창가학회는 나카스기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또한 나카스기씨는 ‘종교 브로커’로 여러 번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평화신군의 신자는 PC 통신이 일반화되었을 무렵부터 인터넷에 등장하여 비신자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언어적 폭력으로 기피되어왔다. 지금도 익명 사이트 등의 게시판에 재일 한국 조선인에 대한 차별 발언이나 다른 종교단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쇼 우리카이의 홈페이지에는 “일본은 옛날부터 신국(神国)입니다. 신께서 지켜주셔야 우리는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습니다. 불법(仏法)은 무엇일까요? 인간의마음을 바르게 하고 신들이 우리를 지켜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태풍, 지진, 전쟁의 공포, 실업,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모두가 사교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을 잃어버린 종교 정당이 정권 중추에 가까워질수록 재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불법을 수행하고 신께서 지켜주시는 안심입명(安心立命)의 인생을 살아갑시다”라고 했다.또한 자신들만이 ‘일연종’(법화경法華經을 근본으로 13세기 일본의 승려인 니치렌日蓮이 만든 불교의교파)의 장자이며 ‘니치렌 대성인’의 가르침을 그대로 전수했다고 말했다. 또한 창가학회에 대해 견제를 하며 정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2019년 지방 선거에서 ‘NHK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당’의 공천으로 도쿄 스기나미 구의회 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사사키 치카(夏佐々木千夏)씨도 일본의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일본평화 신군의 중좌(중령)이었던 것을 인정했다.전후 74년간 일본의 재일 코리안에 대한 민족차별은 여전하다. 한반도 정세와 한일 관계의 악화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시작된 고교무상화를 둘러싸고 북일 관계라는 외교 문제와 국민감정 배려라는 근거 없는 이유로 조선학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재일 코리안에 대한 적대적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정치적 상황과 우익단체및 우익적 종교단체는 한국, 북한, 재일 코리안에 대해 차별과 혐오 발언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 일본에 사는 재일 코리안들의 불안과 공포는 날로 더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종교의 역할, 기독교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한국에서 건너온 이단 단체는 복음의 진리를 왜곡하고 자신들의 세계를 넓혀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 기독교 인구가 1%밖에 안 되는 일본 사회에서는 이단과 정통에 대한 구분은 의미가 없다. 관심이 없다. 한국의 이단 단체로 인해 한국 기독교, 나아가 일본 전체의 기독교의 공신력은 떨어지기도 한다.일본의 종교도 마찬가지다. 약한 영혼의 구제를 위해 존재하는 종교의 역할을 망각하고 강자의 논리와 차별, 배제의 논리는 종교의 가르침이 될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차별과 배제를 전제로 하는 종교단체의 대두는 심히 염려스럽다.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는 제10회 한일(NCC)협의회를 동경에서 개최하였다. 협의회의 성명서는 다음과 같이 한일교회의 입장을 밝혔다.“우리 한일 양국 교회는 피폐해진 산업사회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교회의 존재 이유로서 선교가 무엇인지 다시금 확인하고자 한다.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에 대한 재인식은 인구감소에 따른 어쩔수 없는 교세 약화에 대한 교세 회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급격히 변모해가는 세상의 주변(margins)에서 신음하는 생명을 향하여 그리스도와 더불어 함께하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함께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선교의 본질이라는 믿음을 따르는 것이다. 교회가 그 선교의 근본정신을 망각하고 자기 안일과 만족에 빠져 있거나 심지어 교회 안에서마저 차별과 배제를 용인하고 나아가 성폭력 등의 사태를 묵인한다면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잃게 될 뿐 아니라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어두운 시대를 살아갈 때 기독교 스스로가 어둠에 묻혀서는 안 되고 하나님께서 비춰주시는 빛을 비추어서 어둠을 빛으로 바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