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올해도 주님이 부활하신 기쁨을 많은 신도들이 모여서 함께 나누지는 못하고, 제한된 인원이 모이는 대면 예배나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린다. 부활절은 춘분(3월 21일) 이후 첫 보름 이후의 주일인데 올해 2021년의 부활절은 4월 4일이다. 일본의 기독교 인구는 전체인구의 1%를 차지하고 있는데 기독교인이 소수자인 일본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슈퍼마켓에서 부활절을 축하하며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부활절(Easter イースター)이라는 간판과 함께 토끼나 달걀이 그려진 과자를 팔고 있었다. 일본에서의 3월 말과 4월은 벚꽃이 피고 입학식과 첫 출근 등 새로운 출발을 맞이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면에서도 대목이다. 일본 일반사회의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시간이 아니고 새 출발을 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이벤트다.
흔히 일본에서는 아이가 태어날 때 3살, 5살, 7살이 되면 신사에 가서 복을 빌고 결혼식은 서양식 분위기의 기독교 방식으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교회의 신자가 아니지만,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도 있고 기독교의 분위기가 나는 호텔의 웨딩전문 채플에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는 서양인의 목사가 주례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장례는 불교의 절에서 행하는 경우가 많다.현대종교 2020년 1월호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2014년 Urban Funes라는 일본의 장례사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어떤 종교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가에 대해 불교 77.5%, 무종교 17.8%, 신도 2.4%, 기독교 0.9%, 기타 1.4%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설날이 되면 신사나 불교의 절에 가고 추석이 되면 불교의 절에 있는 묘지에 참배를 가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12월 25일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일본 인구의 1%가 아닌 일본의 모든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한다.
일본의 총무성이 2021년 2월 1일 발표한 일본의 총인구는 1억 2562만 명인데 2020년 12월 22일 일본의 문부과학성이 공개한 종교인구는 1억 8310만 명이다. 이 중 신도가 약 8900만 명, 불교가 약 8500만 명, 기독교가 약 190만 명, 그 외의 종교가 약 740만 명이다. 종교 인구가 총 인구수를 넘어 서고 있는 것이다.또 한 가지 통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통계수리연구소에서 2013년 실시된 일본의 국민성 조사 종교 부문에서 “종교를 믿고 있는가?”에 대해 “믿고 있다”가 28%였고, “믿고 있지 않다”가 72%였다. 또한 “종교심은 중요한가?”라는 설문에 대해서는 66%가 “중요하다”, 21%가 “중요하지 않다”, 그 외가 13%였다. ‘종교심’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조직적인 종교’에 속한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는 결과이다.이 두 곳의 통계에 대해서 분석하자면 일본의 문부과학성이 집계하는 통계는 각 종교법인이 집계한 통계를 합한 숫자이다. 이른바 종교단체가 독자적으로 집계해서 보고한 ‘교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통계수리연구소의 통계는 일정한 방법으로 추출한 개인에게 직접 설문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그런데 왜 총인구를 초월하는 종교인구가 나왔는지에 관해 설명하려면 일본에서 생각하는 종교의 유형론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일본의 불교학자이며 추쿠바(筑波)대학의 타케무라마키(竹村牧男)명예교수는 2003년 발표한 “현대사회와 종교의 역할”이란 자신의 논문에서 일본의 종교를 ‘문화종교’, ‘제도종교’, ‘조직종교’, ‘개인종교’, ‘회원종교’로 이해하는 방법론을 제시한 바 있다.첫 번째로, ‘문화종교’는 문화적인 틀로써 종교를 이해하는 방법론이다. 설날이나 추석에 신사나 절에 가서 참배하는 ‘전통’을 매년 행하지 않으면 뭔가 꺼림칙하기 때문에 종교단체의 예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종교의 교의를 이해하고 있지 않지만, 또한 종교의 경배대상을 숭배하고 있지 않지만 연중행사로서 지키고 있고 그로 인해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고장, 사회, 국가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경우이다.두 번째로, ‘제도종교’는 지역이나 가족이라는 제도를 뒷받침하면서 성립한 종교를 이해하는 방법론이다. 일본에서 신사란 종교 이전에 자신이 태어난 집과 마을, 사회를 이어주는 제도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개인은 그 마을이 관장하는 신사에 속하게 되어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신사의 ‘신자’가 자연적으로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기독교의 구역처럼 신사가 관리하는 마을이 구분되어있다. 그 구역을 중심으로 신사의 행사에 참여하고 기부를 하기도 한다.그리고 전술한 바와 같이 일본의 장례는 대부분 불교식으로 진행되는데 불교식 장례가 널리 퍼지게 된 것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테라우케(寺請)제도이다. 테라우케 제도는 에도 막부 시대에 종교를 통제하는 제도, 특히 가톨릭을 통제하면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당시 가톨릭에 귀의한 사람들을 키리시탄이라고 하였다.하지만 키리시탄 다이묘의 세력이 점차 확대되자 에도막부를 세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믿어오던 불교나 신도와 마찰을 빚는다는 구실로 로마 가톨릭의 포교를 금지하고 키리시탄들을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백성들에게 각자 하나의 절을 선택하여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등록하여 자신이 키리시탄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도록 강요한 제도가 테라우케(寺請)제도이다.테라우케 제도가 있기 전의 장례는 마을 자체에서 상부상조하는 장례 방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테라우케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는 등록한 절의 승려가 장례를 하게 되었다. 이후 테라우케 제도에 의한 불교식 장례는 일본 사회에서 가장 대중적인 장례로 정착되었고 불교는 장례로 인한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하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사망 후 입관, 전야제(通夜), 영결식, 화장, 납골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세 번째로 ‘조직종교’라는 방법론은 일본에서 기독교나 신흥종교가 해당된다. 종교조직의 교조, 교의 등에 대해서 일정 기간 학습을 하고 종교에 대한 신앙을 공표하여 종교에 속하는 의식을 행하고 그 종교의 일원이 되어 정기적으로 종교의 예배와 행사에 참여하며 헌금과 같은 물질로 종교조직을 지탱해 나아가는 것이다.네 번째로 ‘개인종교’라는 방법론이다. 종교자, 성인, 위인의 언행을 배우면서 감화를 받고 그와 같이 살아갈 것을 다짐하지만 종교조직에 들어가거나 특정 장소에 가서 종교적 행위는 하지 않고 자신 특유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마지막으로 ‘회원종교’라는 방법론인데 제도종교와 조직종교 그리고 개인종교를 혼합한 형태로서 종교조직에 깊게 관여하지도 않으면서 개인적으로 신앙을 추구하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서 문화센터에서 강좌를 들으며 종교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고 이벤트, 바자회, 콘서트 등의 종교조직 행사에는 참가 하지만, 세례와 같이 종교에 헌신하겠다는 의식은 행하지 않는 경우이다. 일본의 기독교 교회에서도 아주 많이 볼 수 있는 경우이다. 교회를 아주 오래 다녀서 교회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교리도 해박하고 행사에도 항상 참여하지만, 세례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진술한 바와 같이 일본의 총인구는 1억 2562만 명인데 종교인구가 1억 8310만 명인 이유는 이러한 맥락 가운데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약 8900만 명의 신도와 약 8500만 명의 불교 신자는 ‘문화종교’와 ‘제도종교’로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태어나서 자신이 자각을 하든 말든 관계없이 이미 종교에 속해 있고 종교가 자신의 문화이고, 자신의 생활이며, 자신의 역사인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 그 자체가 되어있기 때문이다.이러한 일본인의 신앙 형태를 ‘이중신앙’ 아니면 ‘다중신앙’이란 표현을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무사시노대학(武蔵野大学)의 불교문화연구소의 와타나베 히로키(渡辺浩希)씨는 2011년 발표한 “일본의 종교인구”를 통해 지적하고 있다. ‘믿는다’, ‘믿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느 문화적 잣대로 평가함에 따라 이해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조직종교’의 자각적 신앙은 아니지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절대자와 자연에 대한 문화적 제도적 접근에 의해 생성된 일본의 신사와 불교의 관습과 연중행사 등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신앙형태를 신앙대상을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일신교의 논리로서 비판할 수 없다는 것이다.지금의 일본의 ‘다중적 종교생활’은 새로운 ‘문화종교’라는 방법론이다.일제시대에 신사참배를 둘러싼 갈등을 기억한다. 그리고 매년 8월 15일 일본 총리 및 내각 책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들을 떠 올린다. 일제 식민지 당시 일본 국민이라면 자신이 어느 종교에 속해 있는가와 관계없이 신사를 참배하는 것이 ‘대일본제국의 신민’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본분이었지만 ‘대일본제국의 신민’임을 거부하는 기독교인 조선사람은 마땅히 거부하는 것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었다.현재 일본 총인구의 1%에 지나지 않는 일본 기독교인들은 종교에 대한 이해가 달라도 문화와 역사의 갈등 속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있다. 일본에 있는 수많은 한국인 선교사들이 ‘외국인’으로서 다른 문화와 언어와 역사의 벽을 뛰어넘으며 한국에서 넘어오는 이단에 대해 진리를 지키는 싸움을 하면서 일본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부디 일본의 교회와 일본의 기독교인, 그리고 그들과 함께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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