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책상 앞에 책 3권이 있다. 모두 같은 저자, 같은 이름의 책이다. 바로 이재록씨의 대표작 『죽음 앞에서 영생을 맛보며』(도서출판 우림)이다. 첫 번째 책은 초판의 21판본이다(이하 21판). 초판의 내용과 같다는 의미다. 두 번째 책은 1998년 증보판이다(이하 증보판). 지난 1998년 내용이 대폭 수정된 책이다. 세 번째 책은 2008년에 그 책 내용이 또다시 개정된 개정판이다(이하 개정판). 다시 말해 21판(첫 번째 책)의 내용이 증보판(두 번째 책)에서 크게 수정이 되었고, 다시 개정판(세 번째 책)에서 21판본(첫 번째 책)으로 대부분 회복되었다. 어찌된 일일까?먼저 21판에서 증보판으로 바뀐 점을 살펴보자. 어떤 내용이 바뀐 것일까? 한마디로 그의 직통계시 사상을 표현해 주는 ‘계시’, ‘대언’ 등의 단어가 들어있는 문장이 통째로 없어지거나 크게 수정되었다. 이재록씨의 직통계시 사상을 ‘슬쩍’ 감추려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책 편집자는 서문에서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았다. 독자들이 그냥 몰라주기를 바랬던 모양이다. 증보판에서 사라진 21판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1983년 5월부터는 성경 말씀 중 난해 구절을 계시받게 되었다. 무수한 금식기도 철야기도 부르짖음의 7년 연단을 통하여 얻은 보화였다. 아무리 난해한 성경구절도 쉽게 풀이해 주셨고 온전한 뜻을 알려주셨다”(이씨의 책 21판, p.164)“1983년 5월부터 계시 받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주일날 예배를 마치고 나면 기도원으로 떠났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말씀보고 기도하며 계시받기 위해서다”(이씨의 책 21판, p.166)“1984년 5월, 나의 생일을 며칠 앞둔 날이었다. ... 천국 계시받을 수 있는 만큼 하늘문이 열리고 놀라운 계시를 주시기 시작했다”(이씨의 책 21판, p.223-224)본 원고 분량이 많지 않아 이 정도만 언급하겠다. 핵심은 이재록씨의 직통계시 사상을 표현해주는 대목이 사라졌다는 말이다. 이재록 측이 직통계시를 감추려 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가지고 있는 증보판의 발행연도는 1998년 12월 31일자다. 이때를 전후해서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먼저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재록씨의 이단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교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예장통합이 1997년 경남노회 헌의를 받아 이재록씨의 이단 사상 연구를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한국교회 주요 교단인 예장통합(1999), 예장합신(2000), 한기총(2000), 예장고신(2009) 등이 ‘이단’으로 규정했다.이러한 교단의 이단 연구에 자료가 되는 이재록씨의 책을 급하게 편집해 증보판으로 낸 것으로 보인다.또한 소위 ‘9899’사건을 들 수 있다. 소위 ‘이재록씨 신격화 사건’이다. 지난 1998년과 1999년 사이에 만민중앙교회에서 벌어진 ‘이재록 신격화 쇼’가 그 핵심이다. 이때 ‘쇼’의 내용 일부는 이렇다.이재록이 아브라함 등 모든 선지자들과 주님의 제자들을 부르면 사장이 부르면 오는 전무처럼 나타나는데, 선지자나 제자들을 ‘님’자를 빼고 불러도 온다는 것이며, 그리고 선지자들과 제자들이 자신에게 인사를 한다.(1998년 7월 5일 저녁예배, 1998년 7월 17일 금요철야집회)이재록에게는 원죄와 자범죄가 없고, 주님과 자신은 하나이기 때문에 자신을 해와 달 속에 넣어 세상에 공포하였다.(1998년 7월 5일 저녁예배)이재록은 물 위를 걷는 것 외에 66권의 모든 말씀을 이루었다.(1998년 6월 21일 주일예배)이 신격화 사건은 당시 MBC PD수첩에서도 관심을 기울였다. 1999년 5월 11일 ‘이단 파문! 이재록 목사! 목자님! 우리 목자님!’이란 제목의 특별 제작물이 방영되는 당일, 이재록 측 광신도 2000여 명이 MBC 사옥에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되었다. 방송 8분여 만에 중단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또한 이재록씨의 신격화에 일등공신이었던 한 모 여 전도사가 1998년 7월경 돌연 자취를 감추었다. 약 7개월이 지난 이듬해(1999년) 2월 필자는 그를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4월호). 그는 이재록씨를 한 마디로 ‘거짓 목자다’라고 말했다. 만민중앙교회에 16년간 활동하면서 ‘이재록씨는 신(神)처럼 믿게끔 인도했던 장본인’이 바로 자신이었다며 한탄했다.그런데 이렇게 ‘슬쩍’ 감추려 했던 이재록씨의 직통계시 사상이 2008년 개정판에서 다시 등장했다. ‘내 갈 길 가겠다’는 이재록씨의 의지라 볼 수 있다. 이재록씨는 아무리 한국교회가 이단 등으로 규정을 해도 직통계시를 통한 신비주의 사상으로 살겠다는 말이다. 1998년 증보판 발행으로 잠시 숨을 고르는 기간이 있었을 뿐이다.2008년 개정판에 복원된 내용 중 한 가지만 살펴보자. 이재록씨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았다는 ‘능력’이라는 게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이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직접 살펴보자.“초신자 때부터 하나님 말씀대로 살기 위해 무던히도 죄와 싸우게 하셨던 하나님께서는 집사가 되었을 때 모든 계명을 지킬 수 있게 능력을 주셨다. 한 예로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하셨기에 금식하며 기도하여 3년 만에 응답을 받을 수 있었다.”(이씨의 책 2008년 개정판, p.215)위 문구는 증보판에서 살짝 사라졌던 것인데 2008년 개정판에 다시 복원된 내용이다. 이재록씨는 목사가 되기 전 집사 신분일 때, 모든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받았다고 했다. 신앙생활 초기 때부터 그러한 능력(?)을 받았다는 말이다. 그 계명의 실제 예까지 들었다. 바로 성(性)문제다. 즉, 이재록씨는 성 문제에서 깨끗할 수 있는 ‘능력’을 받았다는 말이다. 그러한 이재록씨의 주장은 ‘원죄와 자범죄도 없는 깨끗한 피를 가졌다’(1998년 7월 5일 주일 저녁 설교)고 설교했던 것과 연관된다.그러나 이재록씨는 현재 여신도 상습 성폭행(준강간)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16년 실형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 중에 있다. 대법원(3부, 주심 민유숙 대법권)은 지난 2019년 8월 9일 오전 11시경 상고를 기각하고, 이재록씨에게 16년 실형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할 말을 잃게 만든다. 도대체 이재록씨의 ‘직통계시’라는 것은 어디가 끝일까?-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