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없는 시험 문제를 마주하는 것처럼 이단 사역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에 익숙해지는 것이기도 하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최근 이단은 하이브리드식 포교에 최적화되고 있으나 본지와 한국교회의 대처는 온, 오프라인으로 쫓아가는 것이 여간 쉽지 않다. 게다가 사역은 더 많은 갈래로 나뉘고 있다.’ 1년 전 칼럼의 프롤로그이다. 그런데 불과 1년여 만에 하이브리드는 AI 문제로 바뀌었고, 간극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제 종이 잡지만으로 진검승부가 가능할지, 아울러 이 극명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절망스럽지 않은 것은 더욱 하나님께 매달리게 되고, 할 수 있는 한 더 열심히 애쓰고 수고해야 할 명분을 갖게 되어서다. 1. 고향 부산을 떠나 배우가 되겠다고 상경한 주인공, 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건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무미건조한 인사와 99번째 오디션 탈락 통보뿐이다. 그리고 100번째 오디션을 보는 날, 심사위원이 묻는다. 왜 연기를 하고자 하는지? 주인공은 담담히 말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못다 이룬 배우의 꿈을 아들이 이어가는 과정이라며, 그 꿈을 아버지와 같이 꿀 수 있는 것이 행복해서라고. 영화 ‘짱구’는 단순한 픽션을 넘어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사이고, 그를 향한 그리움을 연기로 승화시키는 내용을 담았다. 이제 더는 주인공의 결과가 중요해 보이진 않는다. 2. 생각해 보니, 영화의 주인공보다 어쩌면 더 감사하고 행복한 것이 아버지와 같은 꿈 꾸는 것을 넘어, 아버지가 했던 일을 이어받아 오랜 시간 몸담고 있어서이지 싶다. 또한 혼자가 아닌 가족 모두가 참여하고 있고, 아울러 서로가 만나기 전엔 모두 남이었으나 지금은 가족 이상으로 오래도록 함께 사역하는 직원들이 있어 더욱 감사한 마음이다. 게다가 날마다 이 사역을 위해 기도해 주는 이들과 가까운 이들조차 물질을 나누는 것이 쉽지 않으나 아무 조건없이 후원하고, 독자의 이름으로 같은 목적의 삶을 사는 이들까지 생각하면 감사라는 단어만으로는 표현할 길 없는 무언가가 늘 곁에 있는 것 같아 든든하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오랜 세월 건강하게 잘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3. 600호를 지내며 작은 바람이 생겼다. 본지의 일이 더는 고 탁 소장 유족의 사역만이 아닌, 한국교회 전체의 삶과 사역으로 발NanumGothic해야 한다는 것과 이젠 진지하고 무겁기만 한 사역이 아니라 좀 더 즐겁게 사역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더는 사람들 눈치 보며 일하는 것도 이젠 사양하고 싶다. 그렇게 즐겁고 기쁘게, 혼자가 아닌 서로를 향한 위로와 격려, 그리고 변함없는 다짐과 기도로 우리가 목적하는 바를 근사하게 잘들 감당할 수 있었으면 한다.
물론 그 같은 일들은 그리 거창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소소한 위로와 격려만으로도 충분할 듯싶다. 이번 600호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몇 번 경험했는데 그중 본지 편집국장과 나눈 대화가 떠오른다. 강의 사역이 점점 줄어드는 것과 더불어 강의 때마다 부탁받은 강의를 잘 소화하고, 박수받으며 쿨하게 퇴장하고 싶으나 늘 강의 말미에 책을 소개, 판매하고, 독자와 후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여전히 익숙하지 않고 자격지심까지 느껴진다는 넋두리였다. 그랬더니 그는 그렇게 사역하고 수고했기에 지금의 600호가 가능했던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비록 작은 격려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었던 어떤 위로보다도 힘이 되었다. 4. 그렇게 누군가 조금이나마 기쁨과 아픔을 알아주고, 인정해 준다는 것은 참으로 힘 나는 일이지 싶다. 그러니 우리 하나님께 인정받고 칭찬받는 일은 또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겠는가. 서로를 향해 그저 ‘수고했어!’, ‘고마워!’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몇 배 더 근사하게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그러한 귀한 말들이 오래도록 오갔으면 한다.
* 그렇게, 현대종교 600호 행사는 모두 끝이 났다. 지면을 빌어 관계했던 모든 이에게 다시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감사는 이제 곧(6월호 책 발간 전에) 선친사건 관련한 다큐멘터리가 OTT ‘웨이브’와 ‘MBC’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수년간 한국교회와공권력이 풀지 못했던 진실을, 예수를 잘 알진 못하나 예수의 마음과 공의를 안고 살고자 했던 이들이 (반드시 진실이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그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하며, 독자 제현께서 많은 이들에게 소개해 주고, 함께 시청해주길 바란다. AI로 인한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에 따른 어려움과 숙제도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또한 이단 문제를 비롯해 선교와 전도의 대안, 그리고 문화의 문제까지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관심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니 함께, 더불어 치열하게 고민하고,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잘 풀어갈 수 있길 바라마지않는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