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딱 반 바퀴로 성공한다나. 프랑스 대혁명 1세기 전 영국의 명예혁명이 그랬다. 왕의 지위는 인정하되 권리장전으로 자유 시민의 권리를 보장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왕실과 의회의 공존은 불문율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 분리 철폐 혁명도 넬슨 만델라의 용서와 화해로 성공했다.작금의 정치에서도 여와 야, 서로가 마주 앉아 밥상만 같이했어도 이 지경에 이를 리 없었고, 비상계엄과 줄 탄핵으로 헌법이 시궁창에 빠질 일도 없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양관식(박보검 분)의 밥상에서의 반 바퀴 혁명은 아버지와 할머니 밥상의 권위를 인정하면서도 아내와 딸의 밥상을 존중한 것이다.혁명이 가능한 시대와 나라도 아니나 정치가 반 바퀴만 돌아도 혁명적 전환이 가능하지 싶다. 정치의 기본인데 이걸 못해 나라를 위기에 처박았다. 드라마의 ‘반 바퀴 혁명’이 유난히 귀에 박힌 건 답답한 시국 탓일 테다.1)1)「경인일보」 [참성단], 윤인수 주필의 ‘반바퀴 혁명’ 내용을 각색해서 담았다(2025. 3. 27).TMI‘too much information’의 약어인 ‘TMI’는 너무 많은 정보,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될 정보를 말한다. 부정적인 단어이긴 하나 이단 대처에 있어선 ‘TMI’가 ‘단’보다는 ‘장’의 역할이 더 크지 싶다. 이단의 포교가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대처 또한 빨라야 하기에 계속해서 여러 정보의 공유가 필요해서다.정보의 홍수시대를 살며 모든 정보를 떠안고 사는 것이 불가능하나 (온라인 등에서) 필요한 것만 살펴보는 것처럼 이단 정보들이 당장은 불필요해 보일 수 있으나 기억 속에 담아두었다가 필요할 때만이라도 적용할 수 있다면 충분한 예방이 될 것이다.그래서인지 직업병이라고 해야 할까? 오랜 시간의 사역 동안 말이 너무 많아지고, 무엇이든지 간에 빠르고 급하며 서두를 때가 많고, 아울러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한 것)’에도 열심을 다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람들이나 교회가 궁금해하지 않아도 열심히 말을 걸고, 또 말해야 하는 것이 이 일의 숙명(?)이기 때문이다.대중의 잔소리와 비판이 더 많아진다고 해도 결코 쓸데없지 않은, 언젠간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기에 이단 대처 사역이 멈출 때까지 「현대종교」의 ‘TMI’ 도 멈추긴 어려울 것 같다.* 최근 아쉬웠던 상담들이 많았기에 위의 내용으로 답답한 마음을 대신했다. 예비 배우자나 친구의 종교 배경, 내지는 가족이나 지인들의 교회 선택 등 종교 관련해서는 미리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 ‘설마’라는 생각이 어려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심으로 화답해 주길 바란다.승부바둑이 인생과도 같다는 이야기를 듣다가 영화 ‘승부’를 보고 나니 십분 이해됐다. 주인공 역을 맡은 유아인씨의 마약 관련 사건으로 무려 4년을 묶여있던 영화는 바둑인 조훈현과 제자인 이창호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속 또 하나의 덤은 평소 자주 들었던 바둑 용어여서 익숙했으나 동시에 이것들을 인생에서도 곱씹어 볼 수 있어서였다.아울러 본지 사역에까지 도움이 되어서이고. 하여 늘 그랬듯이 이 같은 것들을 놓칠 수 없어 칼럼에 담기로 했다. 각각의 단어에 우리네 삶과 본지의 방향을 첨가하여 각색했는데 각 용어와 뜻 등은 네이버 블로그 <미녜의 에세이minyeSay>의 도움을 받았다.1. 청출어람(청어람):靑出於藍 - 스승보다 뛰어난 제자극 중 스승인 조훈현을 뛰어넘은 제자 이창호에게 붙여준 고사성어 ‘청출어람’은 세상 어떤 스승이든지 간에 제자를 위한 간절한 소망이지 않나 싶다. 영화에서는 제자가 스승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이자 어쩔 줄 몰라 하는 찰나의 순간을 이병헌 배우가 워낙 잘 표현했는데 결국 진정한 스승은 씁쓸함을 뒤로 하고 제자의 성장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줬다.작금의 사역에서도 이단과 선교 등의 일에 청출어람의 제자들과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하나 생각보다 도전하는 이들이 많지 않아 염려가 크다. 더 많은 기도와 관심, 그리고 교회의 설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와 우리 사역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역이 다 중요하다는 마음에, 귀중한 제자들까지 늘어 근사한 ‘청출어람’을 맛보는 일이 많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2. 승부:勝負 - 바둑 한판에서 승자와 패자가 정해지는 ‘판의 끝’, 승부가 갈렸다는 말, 서로의 맞붙임이 끝남본지의 ‘승부’라고 하면 이단과의 영적 전쟁 외엔 없지 싶다. 그 싸움마저 하나님께서 이미 다 이겨놓은 싸움이기에 ‘승부’의 의미가 그리 크지는 않다. 그러나 세상은 동서남북으로 나뉘어 다투는 일이 많고, 교계 역시 적군보다는 아군과의 싸움에 더 집중하고 있어 아쉬움이 작지 않다. 작은 바람 하나는 믿는 이들만이라도 반드시 치러야 할 ‘한판 승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한다.3. 활로:活路 - 바둑에서 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숨통‘두드리면 열리리라’의 말씀처럼 살아갈 방향과 방법을 간절하게 모색한다면 반드시 ‘활로’가 열릴 것이라 믿는다. 감당하지 못할 시험도 없을 거라는 말씀 또한 맥을 같이 한다. 이것이 믿는 이들의 숙명이자 ‘활로’이지 싶다. 정답 없는 시험 문제를 마주한 것처럼 세상 포기의 마음이 가득하더라도 부디 어떻게든 각각의 ‘활로’가 존재할 거라는 믿음만큼은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4. 훈수:訓手 - 바둑이나 장기 따위를 둘 때 구경하던 사람이 끼어들어 수를 가르쳐 줌남의 일에 끼어들어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을 보통 오지랖이라고 말하는데, 부정적으로 쓰일 때가 많다. 그러나 훈수의 정도를 조절하게 되면 조언이나 참고가 되어 상대방에게 유익이 될 수 있으니 우리네 삶에서 ‘정도의 조절’을 위해 애써야 할 테다.최근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송인 유재석이 “단체 현장에서 ‘나를 위해서 해야 할 말은 참되, 여럿을 위해서 해야 할 말은 한다’는 원칙”을 말하는 것에 공감이 컸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 내 이야기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렷다. 훈수에도 좋은 훈수와 나쁜 훈수가 있다. ‘좋은 훈수’와 ‘정도의 조절’에 힘쓴다면 더는 믿는 이들이 욕먹는 일도 없을 것이다.5. 포석:布石 - 바둑에서 중반전의 싸움이나 집 차지에 유리하도록 초반에 돌을 벌여 놓는 일앞날을 위하여 미리 손을 써 준비한다는 뜻도 있다. 요즘 들어 ‘시대의 흐름에따라 일하고 사는 것이 무조건 옳고 행복한 것일까?’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또한 ‘AI라든지 챗GPT 등의 것들이 행복의 본질에 깊게 관여할 수 있는 걸까?’ 라는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우리 삶의 본질이나 기본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귀결되곤 한다. 때로는 바둑의 ‘포석’과는 다른 ‘포석’도 생각하며 사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6. 묘수:妙手 - 바둑이나 장기 따위에서 생각해 내기 힘든 좋은 수이단과의 싸움은 이미 하나님께서 다 이겨놓은 싸움이긴 하나 그럼에도 꾸준히 지혜를 마련함과 동시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바둑에서조차 온 힘을 다해 묘수를 찾고, 이기기 위해 애쓰는데 삶에서는 더욱 그리해야 하지 않겠나.7. 사활:死活 - 죽느냐 사느냐 내지는 죽기 살기어떤 중대한 문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본지 설립자 고 탁 소장의 변함없는 모토이자, 다짐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 단어가 빠진 지금의 「현대종교」도 생각할 수 없다. 위의 단어가 작금에 점차 사라져 가곤 있으나 그럼에도 ‘사활’을 걸며 살아가야 할 이유 역시 아직은 부지기수로 많다.8. 복기:復碁 - 한 번 두고 난 바둑의 경과를 검토하기 위해 두었던 대로 처음부터 놓아 봄작게는 집회나 모임 후에 피드백이나 평가회로 좀 더 조직이 탄탄해지고, 성숙할 수 있어야 하며, 넓게는 우리네 삶을 돌아보며 때때로 반성과 회개를 필요로 해야만 더욱 영육 간 강건해지는 것이리라.9. 자충수:自充手 - 바둑에서 자충이 되는 수일상에서 스스로 한 행동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며, 자업자득과 같은 말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보며 드는 생각이다. 지금 당장은 국가에 얼마간의 이익이 될진 몰라도 그만큼 자국의 국민과 더 나아가 전 세계가 겪을 애환 등이 적지 않다는 것을 생각지 못한 지도자의 행보이지 않나 싶다.이 나라도 그와 다르진 않으나 위의 단어를 듣자마자 그보다는 이단 옹호자들의 말로가 먼저 생각났다. 그들의 그간 행보는 불의한 이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었음에도 탄탄대로의 삶을 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언젠간 땅을 치며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쩌면) 이단보다 더 나쁜 그들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또 다른 성어는 ‘사필귀정’이다.10. 패착:敗着 - 바둑에서 그곳에 돌을 놓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판에서 지게 된 나쁜 수승부에서 패배의 원인이 된 단서를 일컫는 말. 그간 한국교회가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 ‘패착’과 본지의 ‘패착’, 그리고 작게는 각자 삶의 ‘패착’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이기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 단어에 의의를 두고 싶다. 부디 우리 삶에 있어서 후회할 일 없도록 바둑에서도 돌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놓으며 승부를 하듯 삶의 승부 또한 더욱 신중하고 지혜롭게 치를 수 있길 소망해 마지않는다.반 바퀴 혁명의 논의와 과제가 세상 정치뿐 아니라 교계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겠으나 그럼에도 교회의 여러 과제와 고민인 여성의 교회 참여와 안수 문제부터 이단 문제 등까지 그 어떠한 것도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논의를 이어가게 될 때 해답을 찾지 못할 것은 없다(고 믿는다). 좀 더 넓고 깊게 고민하고 기도할 때,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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